더 립 The RIP

더 립 The RIP

넷플릭스. 조 카너핸 감독 작품. 맷 데이먼, 벤 애플렉, 스티븐 연 주연. 액션 스릴러. 미국 마이애미 경찰국 소속 TNT 팀의 팀장 누마가 괴한들에게 사살당한다. 경찰 감찰부와 FBI에서는 내부자 소행이라는 판단으로 같은 팀원들을 면담하면서 괴롭힌다.

팀장 대인(맷 데이먼)은 범인이 경찰이거나 내부자가 관련되어 있을 거라 판단하고, 함정을 판다. 누마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는 대인만 가지고 있었고, 범죄 조직에서 은닉한 현금 2천만 달러를 찾아내면서, 대인은 위험한 게임을 시작한다.

영화는 액션 스릴러로, 특수경찰(TNT)의 활약을 보여주는데, 액션도 좋지만 경찰 팀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불신의 긴장감이 팽팽하게 전개되면서 지루할 틈이 보이지 않는다. 팀장이 괴한들의 총에 맞아 살해당한 직후부터 내부자가 직접, 간접으로 관여했다는 심증은 굳어지고 있었다. 그건 팀장 누마가 움직이는 동선을 알 수 있는 외부 조직 특히 범죄 조직은 존재하지 않았고 또 범죄 조직이 그렇게까지 끈질기고 악랄하게 TNT 팀장을 살해해야 할 긴박한 이유도 없던 상황이었다.

대인과 그의 친구이면서 한 팀인 바이언(벤 애플렉)은 대체 어떤 놈들이 팀장 누마를 살해했는가를 두고 머리를 싸매지만 증거도 없고, 용의자도 짐작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 더욱 짜증난다. 바이언은 미끼를 던져 흔들어보자고 말한다.

몇 개의 복선이 깔리고, 관객은 그 사실을 미리 알 수 없으며, TNT 팀원들 역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인은 혼자 미끼를 던진다. 대인의 행동은 독단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감정적인 형태로 드러나는데,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는 장면에서 스릴은 극대화 한다.

삶과 죽음을 함께하는 동료 팀원들이지만, 그들 각각에게 서로 다른 정보를 전달하면서 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팀원들의 달라지는 행동과 표정, 감정의 변화가 스릴러를 확장한다. 이런 종류의 영화는 공간이 막혀 있는 공통점이 있다. 즉, 제한된 공간인 연극 무대 위에서 보여주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심리 스릴러 형식을 띈다. 뒷부분에 액션이 나오지만, 그건 처음부터 끝까지 심리 스릴러로만 영화를 끌어가는 게 오히려 고정관념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감독의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 전체는 심리 스릴러에 가깝다. 만약 액션을 강조했다면, 범죄 조직이 숨긴 거액의 현금을 두고 경찰과 범죄 조직이 격렬한 전투를 벌이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하지만, 범죄 조직은 무려 2천만 달러의 현금을 포기한다. 여기에 자기 조직에서는 TNT 팀장 누마를 살해하지 않았다는 명확한 메시지까지 던진다. 그렇다면 대인은 1차 용의자에서 가장 강력한 범죄 조직을 제외할 수 있었고, 내부자의 행위라는 심증을 굳히게 된다.

TNT 팀에서 범죄 수익(범죄자들이 감춘 금품)을 확보하는 역할이라면, 마약단속국(DEA)은 마약 조직은 물론 마약범죄자들을 직접 체포하는 역할인데, 이 두 팀의 협력과 합동으로 조직 범죄를 강하게 억제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부패 경찰은 여전히 많았고, 범죄 조직과 결탁한 부패 경찰들이 감찰로 드러나면서 범죄자, 범죄 조직과 싸우는 현장 특수경찰들까지 억울하면서도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TNT’ 팀장 누마의 죽음은 그런 복잡한 내부 현실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비극적 사건이었다.

대인이 함정을 팔 수 있었던 유일한 단서는 누마가 죽기 직전 발송한 문자 뿐이었고, 그 문자의 정보 또한 사실인지, 역정보인지, 가짜 정보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인은 누마가 알려준 주소에서 예상하지 못한 큰 돈을 찾아내고, 그 돈을 지키며 정확한 금액을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통상의 경우라면 그렇게 큰 돈을 찾았을 때는 상급자에게 곧바로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하는게 당연한데, 대인은 오히려 팀원들의 전화기를 모두 회수하고, 누구도 외부로 연락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대인의 행동은 팀원들에게 돈을 가로채려는 것으로 비치고, 이들은 서로 불신하기 시작한다.

대인은 팀원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도록 만들었고, 그게 그의 계획이었다. ‘미끼를 던지고 흔든다’는 말을 실행한 것이다. 누가 미끼를 물고, 누가 끌려 나올 것인가. 영화 중반을 지날 때까지 심리 스릴러였다면 종반으로 향하면서 액션으로 바뀐다. 관객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감독의 의도가 보이고, 액션은 카체이서와 몸싸움까지 종합선물세트로 보여준다.

조 카너핸 감독의 작품은 뛰어난 명작이나 걸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은 없어도 영화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잘 만든 작품들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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