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보내며

2025년, 한 해를 보낸다.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일들의 대부분은 잊어버렸다. 강물에 떠내려가는 낙엽처럼, 시간의 강물에 흘러가는 기억을 떠나보내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며 살았다.

불과 작년(2024년) 말, 12월 3일 윤석열 내란을 온몸으로 막은 이후, 올해 6월이 되어서야 천만다행으로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고, 불과 6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그럼에도 퍽 다행으로 밤에 잠자리에 들 때마다 안심하고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조상님들이 우리를 구했고, 한강 작가의 말대로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을 구했고’,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구했다.

나와 우리 가족에게 2025년은 장모님께서 돌아가신 해였고, 아내와 나는 미국에서 한 달 넘게 장모님을 모시고, 어머니의 물건들을 단추 하나까지 챙기며 버리거나 남기고, 미국에 사는 가족들을 모두 만나고, 어쩌면 이제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아내의 형제들을 보고 돌아왔다.

일상은 늘 우리의 등을 떠밀고, 시간은 멈추지 않으며, 삶은 내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올해 여름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몹시 더웠고, 나는 게으르거나 타성에 젖은 나날을 보냈다.

어리석은 사람만이 후회하는 법. 나는 과거를 돌아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나의 무능과 어리석음으로 자책하는 시간이 많았다. 써야 할, 쓰고 싶은 글은 있어도 그것을 써내지 못한 건 온전히 나의 부족한 실력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도달할 수 없는 고지를 바라보며 절망하기만 했다.

살아 있는 동안은 움직여야 한다. 어떻게든 하루하루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계획은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게 분명하고, 서민의 삶에다 이제는 노인의 삶까지 겹치는 날이 다가온다. ‘노인’이라니, 공포의 감정이 밀려온다.

나는 날마다 페이스북에 이런저런 글을 쓰는데, 정치며, 사회며, 더럽고 추잡한 것들에 대한 신경질과 짜증과 분노보다는, 이제 ‘재미있는 거짓말’을 하는데 집중하련다. 나 하나 떠들어야 태산에 쥐 한마리일 뿐이니.

세상은 늘 살 만하다고 믿는다. 개똥으로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은, 살아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리라. 내 마음 속에서 일렁이는 비관의 감정과 이성으로 읽어내는 낙관의 흐름이 조화를 이루길 바라면서, 모든 분들께 새해 건강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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