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통신의 다원화

 

컴퓨터 통신을 많이 하지 않거나 이제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고 정리를 하기 바란다. 자꾸 복잡해지는 컴퓨터 통신 서비스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시작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난감할 것이다. 단순히 정보 서비스의 내용이 많아진다면 문제는 없지만 그 정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들이 계속 발달하고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적응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제 컴퓨터 통신망의 특성에 맞는 전용 소프트웨어(에뮬레이터)를 알아보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통신용 소프트웨어의 대명사는 ‘이야기’였다. 지금은 상업용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공개용 소프트웨어도 계속 쓸 수 있다. 공개용 ‘이야기’는 컴퓨터 통신 서비스의 자료실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버전은 1.50, 1.53이 많이 쓰이고 있다. 상업용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이야기6.0’과 ‘이야기6.1’은 공개용 버전에 비해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춘 것이다. ‘이야기’는 컴퓨터 통신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소프트웨어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도스용 소프트웨어이다. 이 말은 이제 도스용 소프트웨어의 한계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윈도우즈에서 통신을 하려면 마땅한 국산 소프트웨어가 없었다. 윈도우즈의 편리함과 동시작업 등 장점이 있음에도 한글을 마음껏 쓸 수 있는 국산 통신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주로 외국의 통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들이 도스에서 윈도우즈로 이동하는 추세이고 통신도 도스에서 윈도우즈로 옮겨가고 있다.

컴퓨터 통신 서비스 회사로는 늦게 시작했지만 발빠른 서비스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나우컴의 ‘나우누리’에서는 나우누리에 접속하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공개로 배포했다. 현재 ‘나우로1.5’버전인 이 소프트웨어는 지금까지 개발되어 있는 통신용 소프트웨어 가운데서 가장 진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우로1.5’는 윈도우즈용으로 한글윈도우즈3.1에서 사용할 수 있다. 프로그램의 설치를 마치고 아이콘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나우누리에 접속이 되며 통신 서비스에서 개선된 내용이 자동으로 버전업되어서 사용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인터넷 접속도 ‘나우로’를 통해 간단히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명령을 마우스만으로 할 수 있으며 그림보기, 바둑두기, 대화방 등 특정 정보를 사용할 때, 전용 소프트웨어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나우로’의 출현으로 통신 서비스회사들은 저마다 전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힘을 쏟았다. 하이텔에서는 전용 프로그램을 도스용으로 만들어서 선보였다. ‘힘(HIM)’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하이텔 전용 통신 프로그램은 하이텔에서도 밝혔듯이 공개용인 ‘이야기1.53’과 비교하고 있다. 그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마우스 사용 강화, 명령어등이 화면상에 아이콘으로 지원, 문서 편집기 강화, 하이텔 전용 프로토콜 ‘APRO’ 지원, 조합형 및 완성형 문서 지원, 갈무리하고 문서의 편집이 바로 가능, 그림정보 지원, 바둑 전용모드에서 마우스지원, 대화실모드를 자동 지원, 파일 전송시 그림보기(현재 gif)가 가능하다.

하이텔의 ‘힘’은 도스용으로 개발되었고 여러 가지 기능에서 부족한 면이 많다. 반면에 천리안은 ‘다윈(DAWIN)이라는 윈도우즈용 통신 소프트웨어를 이전에 발표했지만 이것은 전용 프로그램이 아니라 범용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최근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천리안은 대대적인 광고로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멀티미디어 통신을 내세우며 전용 소프트웨어인 ‘매직콜윈’을 천리안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공급하고 있는데, 현재 개발된 버전은 ‘매직콜윈0.9’이다.

만화가 이현세 씨 그린 배경그림에서 곧바로 고속모뎀을 통해 연결하면 그림, 동영상, 음악, 노래방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했지만 현재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매직콜윈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이터베이스는 소수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안정적이지 못하다.

윈도우즈용으로 개발된 ‘매직콜윈’은 여러 매체를 통해 광고를 하고 있는 것처럼 성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나우로1.5’에 비해서 안정성이 떨어지고 기능도 완벽하지 못하며 프로그램의 버그가 눈에 많이 띄고 있다. 장미빛 통신을 기대했던 많은 사용자들은 실망을 하겠지만 9월 이후에 보다 발전된 ‘매직콜윈’이 다시 선보인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이들 통신 서비스 회사에서 개발한 전용 소프트웨어는 모두 바람직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자신들의 통신 서비스에서 만큼은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사용자가 해당 통신 서비스에 접속을 할 때, 마우스로 아이콘을 클릭하면 모든 것이 자동으로 연결되어 마치 자기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처럼 불편함이 없이 통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통신 초보자이거나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초보자일수록 이런 전용 프로그램들은 인기를 끌 것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윈도우즈 환경으로 옮겨가면서 ‘멀티미디어’ 기능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요즘에는 워드 프로세서에서도 단순히 문서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 그림그리기, 표계산 등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 있는 부가 기능이 있다. 한글과컴퓨터사에서 이번에 개발한 윈도우즈용 글 3.0과 도스용 글 3.0에서도 컴퓨터 통신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다.

윈도우즈용 글에는 ‘한네트1.0’이 있고 도스용 글 3.0에는 ‘한네트1.5’가 추가되었다. 윈도우즈용 프로그램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 있는 기능이 가능하지만 도스용 프로그램들은 한번에 하나씩 밖에 작업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글 3.0에서는 문서를 작성 작성하다가 곧바로 컴퓨터 통신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워드 프로세서에 들어 있는 통신 프로그램은 전문 통신 프로그램에 비해 기능이 많지 않다. 하지만 간단한 통신에는 오히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다.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 ‘큰사람’에서는 멀티미디어 통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통신 프로그램 ‘이야기7.0’을 개발하고 있다. 역시 도스용으로 개발되는 이 프로그램은 통신 기능 뿐만 아니라 팩스 기능, 노래방 기능, TV 수신 기능(TV수신카드가 있을 때) 등 통신을 하면서 동시에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첨가했다고 한다.

통신 서비스 회사에서 개발한 전용 프로그램들은 계속 성능이 향상되어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게 된다. 이제 사용자는 어떤 통신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이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가운데 하나만 사용한다면 전용 프로그램 하나만 가지고도 문제없이 통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을 들여 상업용 통신 프로그램을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전용 프로그램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말그대로 전용 프로그램은 해당 통신 서비스에 충실한 기능을 담고 있어서 각각의 통신망에 접속하여 사용할 때는 최상의 기능을 발휘하지만 두 개 이상의 통신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매번 서로 다른 전용 에뮬레이터를 사용하기 위해 통신접속을 끊었다가 다시 접속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필자는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를 모두 사용하는데, 전용 에뮬레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간단한 검색을 위해서는 ‘이야기’나 ‘한네트’, ‘DAWIN’ 등으로 접속을 한다. 접속번호 01410으로 하면 세 곳의 통신망을 전화를 끊지 않고 모두 접속할 수 있다. 각 통신망에 전자편지가 와 있는지 확인하거나 홈뱅킹을 할 때 전용 에뮬레이터보다 이런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전용 에뮬레이터와 범용 에뮬레이터는 서로의 쓰임새를 보완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이제 시작된 전용 에뮬레이터 개발은 금년 이후 더욱 향상된 기능과 편리한 기능을 첨가하면서 통신 사용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야기’와 같은 범용 에뮬레이터는 전용 에뮬레이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기능과 다양한 부가 기능으로 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윈도우즈95’의 통신 기능이다. 미국에서는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상대로 반독점법을 적용하느냐에 관심이 쏠려있다. ‘윈도우즈95’에 들어 있는 통신 기능이 그대로 사용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네트워크 사업에서도 시장을 모두 잠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터넷’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통신망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어느 통신 에뮬레이터에서나 ‘인터넷’에 쉽고 간단하게 접속하는 기능들을 넣고 있다. ‘인터넷’을 얼마나 잘 지원하느냐에 따라 통신 에뮬레이터의 생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게 된 것이다.

‘윈도우즈95’에 통신 기능이 들어 있다면 다른 통신 프로그램들이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당장 영향이 있지는 않겠지만 96년 이후에는 현재 윈도우즈3.1이 설치되어 있는 모든 컴퓨터에 ‘윈도우즈95’가 자리잡게 되므로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림1 : 도스용 컴퓨터 통신 소프트웨어 ‘이야기’

그림2 : 나우컴 전용 소프트웨어 ‘나우로1.5’

그림3 : 하이텔 전용 소프트웨어 ‘힘’

그림4 : 천리안 전용 소프트웨어 ‘매직콜윈’

그림5 : 글 3.0의 ‘한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