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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담그기와 효소 만들기

 

정현숙 (정읍한살림 이사장, 정읍농부)

 

지금 농촌은 누가 봐도 어렵습니다. 이제 이 농촌이 살아나는 데는 정책적인 지원이나 도시와의 교류를 통해 자본과 사람이 흘러들어오지 않으면 힘들다고 봅니다. 그나마 자생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농가공일 것입니다. 현재 대기업과 규모가 큰 중소기업들이 하고 있는 농산물 가공을 농민이 직접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받쳐 준다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바로 만날 수도 있으며, 소비자가 농촌을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 예로 과실주를 과수농가에서 직접 제조해서 팔 수 있으면, 수확물을 한꺼번에 판매해야 하는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크기가 작거나 때깔이 덜 좋은 유기농농산물도 가공을 거쳐 시간을 두고 판매하고 제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농산물과 주변에 있는 자연재료들을 가지고 이것저것 만들어 보았는데 꼭 돈이 되어서라기보다 뭐든 해보고 싶은 호기심에, 그리고 있는 재료니까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또는 시골에 살면서 이 정도는 기본으로 해야지 하는 마음도 많았습니다.

농촌에서는 해 볼 수 있는 아이템은 참으로 많습니다. 큰 마트에 가서 하나하나 뜯어보면 상당수의 식품들이 농가에서 만들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2,3년 전만 해도 국산원료를 쓰는 제품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요즘 들어 쌀이나 콩 가공품을 중심으로 국내산 원료가 조금씩 눈에 띄고 있습니다.

가공식품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식초, 간장, 된장, 고추장, 조청, 엿기름, 미숫가루, 메줏가루, 포도주, 참기름, 들기름, 잼, 그 외 각종 분말제품과 건강식품, 포도즙 배즙 같은 음료, 환으로 된 제품들, 말린 나물이나 온갖 김치류, 장아찌 종류들..... 잘 모르겠으면 대형 마트의 식료품들을 한 번 돌아보면 됩니다.

짬짬이 만들어서 한 달에 몇 십만 원 수입이라도 될 수 있다면 농가 살림에는 도움이 됩니다. 좀 더 규모가 커지면 생협에 내거나 인터넷에 올려 볼 수도 있겠지만 현행법상 가공식품을 인터넷에 올리기라도 할라치면 대번에 허가문제가 걸립니다. 그리고 허가를 받으려면 ‘제조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오폐수 처리시설을 비롯한 시설문제와 각종 세금정산 같은 것들이 상당히 복잡해집니다.

무얼 해야 잘 만들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을까를 점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일단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택해야 하고, 자기가 좋아하거나 잘 할 수 있는 품목을 정하는 게 좋겠지요. 산이나 농촌에서 무심코 지나치거나 흔하게 버리는 것들 중에도 상품가치가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김장철에 그냥 거름 더미에 버리는 무시래기, 백화점에서 비싸게 팔리는 고구마순 말린 것도 농촌에서는 통째로 그냥 서리 맞혀서 버립니다. 술이나 발효액을 만들 수 있는 각종 산야초와 차를 만들 수 있는 식물들, 약으로나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나물들이 지천으로 있습니다. 엉겅퀴를 반찬으로 먹어보고는 아삭한 것이 너무 맛있어서 맹물맛같은 채소들을 재배하느라 시설비에 난방비까지 들이고 힘들게 농사지을 게 아니라 이런 걸 채소로 먹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진심으로 하기도 했습니다.

 

백미지장(百味之將) - 장 담그기

된장은 크게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시골에서 만들기가 적합한 가공식품입니다. 집집마다 밥상에 꼭 필요할 것이니까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흔한 만큼 맛을 잘 내야 하고 생업으로 삼기에는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유명한 된장이나 소문 안 난 시골 된장도 많고, 우리 인심에 그냥 나눠 먹는 집들도 많습니다. 요즘은 아예 식품 회사에서 나오는 된장이니 쌈장 들을 사서 먹는가 하면, 일본식 된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크게 욕심내지 않고 시작하면 농가부업 정도로 할 수 있습니다.

 

장맛의 포인트는 메주

된장 맛의 비밀은 역시 메주에 있습니다. 가을에 콩 수확을 하면 얼른 장만하여 메주를 쑵니다. 추위가 닥치면 마르지 않은 메주가 얼어버리므로 추위가 오기 전에 어느 정도 말려 놓는 것이 좋습니다. 콩의 3배 정도 되는 물을 붓고 8시간 이상 불려서 삶아도 되는데 저희는 큰 가마솥에서 불리지 않고 그냥 안칩니다. 물을 넉넉하게 붓고 처음에는 센 불로 끓이다가 한 번 끓어오른 다음부터 약하게 줄여 푹 삶아야 합니다. 끓어 넘치려고 하면 뚜껑 위에 찬 물을 조금 퍼부어 넘치지 않도록 합니다. 콩을 덜 삶으면 장맛이 시어지고, 콩물이 다 넘쳐버리거나 시간을 너무 오래 잡고 삶으면 단맛이 덜합니다.

손가락으로 으깼을 때 쉽게 뭉개질 정도로 삶은 콩은 건져서 물기를 빼고 뜨거울 때 찧어야 잘 찧어집니다. 찧은 콩을 메주틀에 눌러 담아 단단하게 형태를 만들고 볏짚 위에서 며칠 동안 꾸득꾸득하게 말립니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높직하게 매달아 두고 말리면 좋습니다. 겉이 다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띄우면 유해한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겉이 다 마르고 난 후 25℃ 정도 되는 방에서 띄워 줍니다. 이때 생기는 곰팡이는 노란색이나 녹두색, 흰색 곰팡이가 좋고, 청색곰팡이나 검은곰팡이는 좋지 않습니다. 메주가 알맞게 띄워지면 볏짚으로 묶고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매달아 놓았다가 사용합니다.

간장 중심으로 장을 담으려면 메주를 푹 띄우는 것이 좋고 된장 중심으로 담을 때는 좀 덜 떴다 싶은 게 좋습니다. 잘 뜬 메주는 가운데 부분이 갈색으로 되고 만지면 푹신하게 들어갑니다. 그리고 쪼개 보면 속이 까맣습니다. 나중에 보면 까맣게 뜬 부분에서 장물이 잘 우러나는데 된장의 경우는 색이 검어지고 양이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간장, 된장

메주가 준비되면 간장과 된장을 담글 수 있습니다. 간장을 담글 때 사용한 메주로 된장을 만드니 먼저 간장 만드는 법을 보겠습니다. 장 담그는 재료는 잘 띄운 메주, 천일염, 깨끗한 물, 말린 붉은 고추, 대추, 참숯이 필요합니다.

장을 담그기 며칠 전에 미리 메주를 솔로 깨끗이 씻어서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다시 햇볕에 말립니다. 그리고 항아리도 물로 깨끗이 씻어 소독을 해야 합니다. 소독하는 방법은 볏짚이나 한지를 태워서 뜨거운 공기와 연기를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게 하거나, 불타는 숯을 바닥에 놓고 꿀을 약간 부어서 태우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필요한 양의 물에 간수를 뺀 천일염을 미리 풀어놓습니다. 소금물의 양은 메주 한 말(네 개)에 물 20리터 정도로 간장을 원하는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농도는 물과 소금이 10:4 정도로, 달걀을 넣어서 500원 짜리 크기로 떠오르면 알맞습니다. 이 소금물이 말갛게 되면 고운 체에 내려서 받아 놓습니다. 그러고 나서 항아리에 준비해 놓은 메주를 차곡차곡 넣고 소금물을 붓습니다. 간장을 담근 지 3일 정도 지나면 달군 숯과 대추와 붉은 고추를 넣고, 뚜껑에 천으로 망을 씌우고 햇볕을 쪼여 가며 숙성시킵니다.

간장은 이렇게 두 달 정도면 숙성이 되는데, 그 후 메주를 건져내고 걸러서 간장을 분리합니다. 날간장은 그냥 써도 되고 약한 불로 오래 달여서 쓰기도 합니다. 간장은 오래 묵을수록 좋은 것이므로 넉넉하게 만들어서 묵혀도 무방합니다.

간장을 만들면서 건진 메주덩이로는 된장을 만듭니다. 메주덩이를 잘 부수어서 간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을 더 넣고 섞습니다. 소독한 항아리 밑바닥에 소금을 약간 뿌리고 메주를 차곡차곡 눌러 담은 뒤 그 위에 소금으로 하얗게 덮어 둡니다. 그러고 나서 항아리 입구에 망을 씌우고 뚜껑을 닫아 놓았다가 간장과 마찬가지로 햇볕이 좋을 때 열어서 볕을 쪼이면서 숙성시킵니다.

간이 짜다 싶으면 콩을 더 삶아 넣거나 메줏가루를 넣으면 맛이 더 좋아지는데, 여름을 넘겨서 먹을 즈음에 넣을 수도 있으므로 처음부터 너무 싱겁게 하지 않도록 유의합니다,

 

고추장

고추장을 담는 데 필요한 재료는 고춧가루를 비롯해서 엿기름, 멥쌀, 찹쌀, 엿기름, 소금, 간장 등입니다. 고추는 가을에 장만해서 빻아두었다가 이른 봄(3, 4월)에 담습니다. 된장과 간장은 묵혀서 먹지만 고추장은 그해 먹을 양만 담아서 그때 그때 먹어야 하고 재료나 간의 세기, 온도 조건에 따라 숙성기간이 다릅니다. 빠르게는 한 달 정도에 먹을 수도 있는데 완전히 숙성되는 것은 보통 6개월 정도로 봅니다.

요즘은 주로 찹쌀고추장을 많이 먹으니까 찹쌀고추장을 중심으로 얘기하겠습니다. 우선 찹쌀을 깨끗이 씻어 한 보름 물을 갈아 주면서 담가 삭히면 좋습니다. 고춧가루는 바짝 말린 고추를 곱게 빻아 둡니다. 고추장 메주는 삶은 콩과 떡으로 찐 쌀가루를 섞어 만드는 것이 원칙이지만 요즘은 그냥 콩만으로도 합니다. 쉽게 만드는 방법은 메주콩을 푹 삶아서 청국장처럼 띄우거나 여름이면 그냥 널어서 뜨면서 마르면서 메주가 됩니다.

그 다음은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찹쌀가루를 익반죽해서 끓는 물에 삶아내어 그 물에 찹쌀떡을 치대서 풀고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엿기름물에 찹쌀가루를 풀어 삭힌 다음 끓여서 3분의 1 정도를 졸이고 그 물에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는 방법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두 번째 방법이 더 쉬웠습니다.

일반적으로 찹쌀고추장은 찹쌀가루 한 말에 메주가루 5되, 고춧가루 6근의 비율로 담는다고 하는데, 순창 찹쌀고추장은 고춧가루 20%, 찹쌀가루 40%, 물 14%, 메줏가루 12%, 간장 10%, 소금 4%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엿기름을 넣고 끓이거나 떡을 삶아 풀어준 찹쌀 죽에 맨 먼저 메줏가루를 넣습니다. 메줏가루는 뜨거울 때 넣지만 고춧가루는 식은 다음에 넣습니다, 하루 정도 지나 완전히 식은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간장을 조금 섞는데, 이때 농도가 너무 되면 끊였다가 식힌 물을 섞어서 농도를 맞춥니다. 간이 알맞으면 소독한 항아리에 담고 하루에 한 번씩 주걱으로 고루 섞어주기를 일주일 정도 한 다음에 메주가루로 위를 덮어줍니다. 다른 장들과 마찬가지로 입구를 망으로 씌우고, 볕을 쪼이면서 숙성시킵니다.

 

청국장

청국장은 다른 장에 비하면 간단합니다. 일단 재료로 메주콩, 소금이 필요합니다. 먼저 메주콩을 삶아 물기를 제거하고 40도 정도까지 온도를 식힙니다. 그리고 짚을 깐 소쿠리나 시루에 담아 짚과 함께 켜켜이 놓고 보자기 같은 것으로 잘 덮은 뒤 40℃ 정도의 온도가 유지되는 곳에 놓고 띄웁니다. 일단 온도가 한 번 올라가면 내부에서 열이 발생하므로 너무 뜨거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한 번 정도 열어서 공기를 쐬어 줍니다. 요즘 쓰는 청국장 제조기는 온도조절이 되므로 콩만 잘 삶으면 쉽게 청국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면 곰팡이가 희게 피고 끈적끈적한 물질이 생기면서 실이 나기 시작합니다. 생으로 먹는 청국장은 실이 많이 났을 때 꺼내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끓여먹을 생각이면 좀 더 진한 맛이 나도록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두었다가 소금으로 간을 맞춰 냉장고에 보관하면 됩니다. 한꺼번에 많이 해서 두고 먹을 청국장은 냉동실에 넣어두면 발효가 더 진행되지 않고 영양손실도 적습니다.

요즘 청국장의 여러 효능들이 많이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청국장은 말려서 가루로 만들거나 환으로 지으면 장기복용하기가 좋습니다. 말린 청국장을 그대로 씹어 먹어도 좋고, 찧지 않은 생청국장을 밥에 비비거나 다른 반찬에 넣어서 같이 먹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오래 끓이면 청국장의 미생물은 죽는다고 봐야 합니다.

 

깨끗한 자연 음료, 효소 만들기

 

솔잎 효소와 식초

서울에서도 솔잎효소를 만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비율은 솔잎 100g에 물 2리터, 설탕 300g이었습니다. 사실은 물이 1.8리터 정도였는데 외우기 쉽게 솔잎 : 물 : 설탕을 1 : 2 : 3으로 기억하고, 솔잎은 넉넉하게 넣었습니다. 그 효소는 일주일 만에 마실 수 있는 것이어서 좋았지만, 알콜기운이 좀 있고 맛이 달았습니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숙성시킬 생각이었으므로 솔잎 한 항아리에 사이사이 설탕을 넣고 나머지를 물로 채웠습니다. 두어 달 지나서 솔잎을 걸러 내고 액만 따로 보관을 했는데, 한창 맛있더니 어느 날부터 시어지기 시작해서 일 년인가 지나면서부터는 기가 막힌 솔잎 식초가 되었습니다, 설탕량이 적은 탓이었습니다. 식초도 좋았지만 그냥 효소로 먹기 위해서는 솔잎을 거를 때 설탕을 더 넣거나 맛이 시어질 무렵에라도 설탕을 더 넣어서 숙성시키면 효소 상태로 저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솔잎식초는 몇 년 지나면서 설탕성분도 다 분해되고 맛이 깊어져서 물에 타서 마시기도 하고, 식초로 쓰기도 합니다. 오이지나 다른 장아찌에 조금 부으면 솔잎향이 더해져 피클처럼 되기도 하고 아주 새콤달콤했습니다.

 

산야초 효소와 매실 효소

산야초 효소는 산에 나는 온갖 풀들로 만드는 것이니 이름하여 백초 효소라고도 합니다. 떫은 맛(감, 참나무 종류)을 빼고는 무엇이나 다 넣습니다.

야생초를 반찬 삼아 매일 먹지는 못하니까 적어도 효소만큼은 야생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야생 산야초로만 효소를 담습니다. 썰어서 넣고 매일 뒤적여 주면 좋습니다.

발효식품의 매력 때문에 한때 이것저것 모두 효소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매실은 물론이고 탱자도 담고, 은행 껍질도 담고, 산에서 나는 꾸지뽕 열매도 꿀에 절이고, 심지어 찔레순과 칡순, 아카시아꽃, 칡꽃 들을 따로 효소로 만들었습니다. 방법은 모두 재료와 설탕을 1 : 1로 넣고, 한두 달 뒤에 걸러 내어 액만 계속 발효시키는 것인데, 소량을 조금씩 하는 게 번거로워서 올해는 그냥 산야초 효소에 다 넣었고, 두드러기나 알러지에 좋다는 탱자만 유자 대신 담아서 차로 마십니다.

 

감식초

우리 동네 인근에는 재래종 먹감이 참 많습니다. 더러 커다란 대봉시나 능시, 단감도 있지만 어떤 곳은 산 중턱에 이르기까지 먹감나무가 흩어져 있습니다. 우리도 감나무가 워낙 많아서 어떻게 잘 활용을 하고 싶은데, 그 많은 양에 비해 수익성은 별로 없는 편입니다. 농촌이 다 그렇지만 ‘뭐든지 팔 수만 있다면’ 이라는 전제가 항상 붙습니다. 팔 수 만 있다면 감잎차도 할 수 있고, 감식초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감식초는 그냥 감을 부어 놓으면 됩니다. 3개월 뒤에 감을 건져내고 항아리에 맑은 물만 넣어 두면 공기 중의 초산균이 자연 식초로 발효시킵니다. 6개월이 지나면 식초가 되긴 하지만 아무래도 두 해 정도는 묵어야 맛이 깊어집니다.

 

그 외

‘그 외’라고 했지만 사실은 더 전문적이고 다양하고 전망이 좋은 것으로 차를 만드는 것 즉 ‘제다’ 분야가 있습니다. 저희 집은 3천 평 정도의 산을 차밭으로 조성해서 햇수로 5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차의 북방한계선이 정읍이라고 해서 시 차원에서 50% 지원을 해 줘서 조성한 것입니다. 현재 거의 야생차 수준으로 자라고 있고 그 밭은 전환기유기재배인증이 들어가 있습니다. 두 해째 만들었는데 긴 말 필요없이 감동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그 차보다 더 매력 있는 것은 감잎차, 뽕잎차, 쑥차 등을 비롯한 산야초차입니다. 저희 집에는 그 외에도 이런 저런 연유로 두고 마시는 차들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국화차, 연잎차, 대잎차, 허브차, 쑥차 등이 있는데 쑥차는 어떤 애기 엄마가 봄에 한 두어 달 작업해서 연중 판매하는 것을 보고 저희도 만들었습니다. 고정고객이 좀 있다면 100g짜리 천 봉지를 만들어 팔 경우 천만원 정도 수입이 되는 셈이니 괜찮겠다고 혼자 짐작해 봅니다.

제다법은 거의 비슷합니다. 덖어서 비벼도 되고 쪄도 되는데 올해는 차솥을 갖추어 덖음차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식품제조업 허가와 관련해서

 

농가에서 가공식품을 소규모로 만들어서 알음알음 판매하는 데야 허가가 필요없지만 인터넷상으로 팔거나 매장에서 판매할 때는 식품제조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식품제조로 허가받기에는 장류가 그 중 간편하다고 합니다. 허가 자체는 신고제이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기본적으로 시설을 갖추어야 하고 유통 판매 전략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합니다.

먼저 품목이 정해지면 화장실을 갖춘 30평 정도의 작업장과 오폐수 처리시설을 마련하고 만들려는 품목의 제조과정을 적어서 시청 위생과를 찾아갑니다. 상담을 하고 서류를 갖추면 되는데 건물에 대한 사항과 오폐수 처리시설이 제일 문제가 됩니다. 농가에서 하고자 하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차원에서 허가를 해 주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폐수 처리시설은 해야 합니다. 정화시설을 하려면 비용이 너무 높으니까 간단하게는 정화조를 묻어서 전문회사에서 수거하도록 의뢰하는 방법을 써도 됩니다. 오폐수의 양에 따라 2-5톤짜리 정화조를 묻으면 됩니다.

신고한 품목은 자가품질검사를 거쳐야 합니다. 품목에 따라 1개월-6개월에 한 번 품목마다 업체에 의뢰해서 검사하는데 한 품목당 몇 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일 년에 두 번 부가가치세 신고를 해야 하고 위생검사도 받아야 합니다. 그 외 장부나 서류들도 정리해야 하는데 농사지으면서 하기는 매우 번거롭습니다. 그리고 농민은 의료보험 혜택이 있고 국민연금도 안 내는데(저희 경우) 사업자등록증을 받으면 5만원 안팎의 국민연금 고지서도 날아옵니다.

일단 제조업으로 나서게 되면 이런저런 비용이 많이 들고 경영을 해야 하므로 전문적인 경영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의 농촌과 농민을 살리기 위해서는 농가공이 농민의 손에 있어야 하고 정책적인 배려와 함께 농민 역시 농가공품 생산과 유통에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나서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농가 살림살이를 위한 제안

1. 소비 줄이고 자급자족에 충실한다 | 도시에서의 소비 패턴은 완전히 지우고 안 쓰는 생활로 전환한다. 주변에서 생산되는 것 중심으로 생활하고 꼭 필요한 경우 물물교환이나 품앗이로 얻도록 한다.

2. 농산물 가공과 소규모 유통을 시도한다 | 가공은 그래도 부가가치를 높이고 현금 수입을 가능하게 한다. 뭘 할 수 있는지 잘 하는 것이 무언지를 파악해 시작해 본다.

3. 주변을 정비하고 경관을 좋게 하여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거나 소비자를 끌어오는 관광농업으로 갈 수도 있다 | 요즘 도시인은 갈 데가 없다. 그리고 농촌에 대한 향수가 있다. 그러나 구질구질한 농촌은 매력이 없다. 주변을 단장하고, 연꽃이나 해바라기, 메밀, 도라지 등의 식물과 정감 있는 집과 인테리어로 소비자의 발길을 끈다.

4. 정부의 농업정책을 유심히 살피고 농업자금이나 관련 사업에 참여해서 자부담을 줄인다 | 어떤 사업을 계획할 때 농업기술센터나 시청(면사무소) 등을 방문해서 상담을 한다. 지자체의 정책과 맞아떨어지거나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2-30%의 자부담만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단 농업인임이 확실해야 한다).

5. 작목반이나 영농조합법인, 친환경생산자 조직, 지역조직 등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단시일 내 적응하고 사업을 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 현재 거의 모든 농정사업 등은 단체 단위로 지원된다.

6. 취미와 전공을 살린다 | 농촌살림도 도시와 어떤 면에서는 똑 같다. 전공이나 취미를 살려 부수입을 노릴 수도 있고, 이웃에 봉사할 수도 있고, 농업에 적용할 수도 있다.

7. 농촌에도 일자리는 있다 | 정보화 선도자 같은 농림부 사업도 있고, 산림조합일이나 이웃 농가들의 일도 수입원이 될 수 있다.

8. 귀농하기 전 창업교육, 정보화교육, 제빵교육, 옷 만들기 등에 참여해 정보를 쌓거나 필요한 경우 자격을 따 두어 기회가 되면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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