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컴퓨터 어떻게 고를까
-내게 맞는 컴퓨터는?(목적과 필요성)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특별한 목적을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왜 컴퓨터를 구입하느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그저 ‘모두들 컴퓨터를 하고, 컴퓨터를 모르면 안되니까’ 컴퓨터를 배울 생각으로 컴퓨터를 구입한다고 말한다.
초보자는 자신이 무엇을 배워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이니 무조건 컴퓨터를 배울 생각으로 ‘좋은 컴퓨터’만 찾게 되고 전문가는 초보자에게 ‘적당한’ 컴퓨터를 찾아줄려고 사서 고생을 한다. 그러다가 하는 말이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이다. 결국 컴퓨터의 내용은 투자하는 비용에 달려있다.
컴퓨터에 교육용, 영업용, 사무용, 학생용, 홈컴퓨터 등 많은 이름을 붙여 놓았지만 결국 컴퓨터는 컴퓨터 그 자체이다. 사용하는 사람의 용도에 따라 얼마든지 내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결국 모든 컴퓨터는 비슷한 형태를 갖게 된다. 이런 시나리오를 제시해보겠다.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컴퓨터를 배우려고 한다. 용도는 워드프로세서로 문서작성을 하고 컴퓨터 통신을 하는 정도이다. 이 정도면 286(AT) 흑백 컴퓨터로도 충분하다. 가격은 10만원대이다. 그럼 문제는 해결되었을까? 아니다. 이제부터가 문제이다. 초보자는 컴퓨터를 배우게 되고 컴퓨터를 어느 정도 다루게 되면 아는 것이 많아지고 보는 것도 많아진다. 컬러 모니터를 보게 되고 화려한 그래픽 화면을 원한다. 컴퓨터 음악으로 노래방도 하고 싶고 시디롬 드라이브를 달아서 ‘멀티미디어’ 타이틀(CD)도 보고 싶다. 비디오CD도 보고 싶고 TV수신카드도 있다는 것을 안다. 소프트웨어는 워드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윈도95’를 설치해서 ‘코렐드로우’나 ‘포토샵’같은 고급 그래픽 프로그램도 해보고 싶고 ‘나우누리’나 ‘매직콜 윈’같은 그래픽 통신 프로그램도 쓰고 싶다. 당연히 인터넷에도 들어가고 싶은데 ‘월드와이드웹’은 윈도에서만 돌아가니 램도 늘려야 하고 하드디스크도 늘려야 하고 모니터도 17인치로 큰 화면을 쓰고 싶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욕심을 내지만 물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모두 이렇게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결국은 최초의 생각과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렇게 엄청난 컴퓨터를 구입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누구에게나 맞는 그 시대의 보편적 기준은 최상과 최하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같으면 486DX2-80(100) 정도에 램8MB, 하드디스크 540MB(850MB), 모뎀, 음악카드, 시디롬 드라이브 정도를 갖춘다면 기본은 되는 것이다. 가격은 약 1백만원 정도면 된다. 특별한 목적이 아니라면 이 정도에서 시작하자.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펜티엄 75Mhz 정도면 좋겠다.
-대기업 제품이냐 상가 조립품이냐
어떤 중학생이 부모님에게 컴퓨터를 사달라고 졸랐다. 그 부모님은 필자에게 어떤 컴퓨터를 구입하면 좋겠느냐고 물었고 필자는 전문가로서 조언을 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결국 용산의 조립완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막상 초보자에게 컴퓨터를 사주려고 하면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 갈등의 원인은 가격과 성능이다. 돈이 흘러넘친다면 3백만원이 넘는 대기업의 이른바 ‘멀티미디어 컴퓨터’를 대리점에서 구입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니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한정된 금액으로 좋은 성능을 가진 컴퓨터를 구하는 일이 어디 간단할까. 중고를 구입하자니 초보자는 어디서 어떻게 구입해야 할지 모른다. 전문가는 통신망을 통해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지만 애프터서비스 때문에 망설여진다. 초보자가 사용하다가 조작을 잘 못해서 생기는 문제까지 일일이 손을 봐줘야 한다면 전문가로서는 골치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면에서는 대기업 컴퓨터가 차라리 속편하다.
그러나 역시 가격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다’. 똑같은 사양의 멀티미디어 컴퓨터를 만드는 돈이 용산 조립품과 대기업 제품은 금액 차이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3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대기업 제품 광고에 늘 기분나쁘게 끼어있는 ‘모니터 별도, 부가세 별도’라는 말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여서 아는 사람은 ‘치사해서라도’ 대기업 컴퓨터를 구입하지 않으려고 한다.
초보자에게 ‘멀티미디어’ 기능이 모두 되는 것을 사주면 좋기는 하지만 초보자가 그 기능을 다 사용할 수 있는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컴퓨터를 다루는 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여러 가지 부가 장치를 얼마나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의견이 맞서고 있다. 긍정적인 의견은 이렇다. 초보자는 컴퓨터를 잘 모른다. 따라서 컴퓨터가 딱딱한 기계가 아니라 마치 가전제품처럼 이런저런 기능들이 있으면 노래방도 하고 텔레비전도 보고 비디오CD도 보고 통신도 하는 사이에 조금씩 실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부정적인 의견은 이렇다. 그렇게 많은 기능들을 사용하려면 기본적인 실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실력을 배우고 나서 나중에 해도 충분하다. 처음부터 ‘멀티미디어’ 기능을 부가해서 컴퓨터를 구입하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가기 때문에 가격 대 효율성에서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둘 다 옳은 말이다. 문제는 초보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시장의 구조에 있는 것이다. 컴퓨터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고는 하지만 요즘 쓸만한 컴퓨터를 사려면 2백만원은 있어야 한다. 컴퓨터가 그만큼 고급화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윈도95’를 사용하려면 펜티엄에 램16MB, 하드디스크 1GB, 시디롬 드라이브, 음악카드, 모뎀 등은 기본이다. 잉크젯 프린터까지 구입한다면 이만한 컴퓨터를 구입하려면 최소한 1백50만원 이상, 2백만원은 들어간다.
대기업 제품을 사려면 돈이 넉넉해야 하고 다른 기능을 더 부가하지 않고 몇 년은 끄덕없이 쓸 생각을 해야 하고 컴퓨터 실력이 나날이 늘어서 컴퓨터를 조립할 실력이 되었을 때 대기업 제품을 구입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대기업 제품을 구입하면 좋은 것은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것이고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립품을 구입한다면 처음 프로그램을 구하는 것부터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할 각오를 해야하고 몸과 마음이 엄청나게 고생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가격은 대기업 제품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말한다. 자동차 운전하는 사람이 정비까지 다 알아야 할 필요가 없듯이 컴퓨터도 하드웨어를 다 조립하는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옳은 말이다. 하지만 운전자는 자동차 정비의 기본상식은 알고 있어야 하듯이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도 컴퓨터에 관해 필요한 만큼은 알아야 한다. 그것을 원한다면 조립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486이냐 펜티엄이냐
이제 컴퓨터를 구입하려는 사람이라면 아마 거의 모든 사람이 펜티엄을 선택할 것이다. 필자 역시 여기에 동의한다. 486과 펜티엄의 중앙처리장치(CPU)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고 성능은 두 배 이상 나기 때문에 경제법칙에 의해서라도 펜티엄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펜티엄이라고 해서 무조건 아무거나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486컴퓨터도 속도의 차이에 따라 33, 50, 66, 80, 100 등으로 구분이 된다. 속도는 당연히 높은 숫자가 빠르다. 펜티엄도 60, 66, 75, 90, 120 등의 칲(CPU)이 있다. 이 칲의 성능에 따라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 무조건 제일 빠른 것을 구입하면 그만 아니냐고 말하면 필자는 할 말이 없지만 가격대 성능비를 고려해서 아직까지는 90MHz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120MHz를 구입하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미 인텔에서는 ‘P6’이라는 새로운 중앙처리장치의 판매를 준비하고 있고 내년에는 ‘P7’이 선보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가장 빠르다는 펜티엄도 486처럼 빠르게 퇴조를 할 것이다. 새로운 제품을 무조건 구입하는 것보다는 조금 참았다가 가격이 내리는 것을 구입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업그레이드를 대비한다
업그레이드를 대비하려면 대기업 제품은 약간 곤란하다.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 제품들은 공장에서 그 회사의 매커니즘에 맞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개발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마음대로 뜯었다 붙였다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업그레이드를 생각한다면 조립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속편하다. 특히 ‘멀티미디어’를 하려면 이것 저것 부품도 바꿔 달아보고 하드디스크도 하나 더 설치하고 스캐너도 연결해보고 음악카드도 여러 가지를 비교하면서 사용해 볼 수 있고 미디나 TV카드 등도 설치했다가 뜯을 수 있으니 얼마든지 컴퓨터를 다룰 수 있다.
고생은 하지만 이렇게 주변기기를 바꿔보고 설치했다 뜯어내고 하드웨어를 설치하면서 함께 따라오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서 컴퓨터를 다루는 실력이 부쩍 늘게 된다. 모르는 내용은 컴퓨터 통신의 동호회에서 질문하고 배우면 된다. 주위에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이 있다면 개인교습을 받을 수도 있으니 저녁 한끼 대접하고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옵션고르기(사운드카드, 모뎀, 시디롬 드라이브...)
처음 컴퓨터를 구입할 때, 가격 때문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만 구입했다면 나중에 필요한 주변기기를 하나씩 구입해서 사용자가 직접 설치할 수 있다. 이것을 ‘업그레이드’라고 하는데,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만이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전혀 모르는 사람이 컴퓨터를 뜯어서 오히려 망치는 경우가 있을테니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컴퓨터를 처음 구입할 때 함께 설치해 달라고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 나중에 설치되는 주변기기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사용자의 형편에 따라 필요한 것만 선택하면 되지만 여기서는 모두 열거를 해보자.
모뎀, 음악카드, 시디롬 드라이브, TV수신카드, 미디 등이 그것인데 이것을 다 구입하면 좋고 중요한 것 몇 개만 구입해도 컴퓨터는 훨씬 풍요롭게 변한다. 먼저 모뎀은 무조건 현재 가장 빠른 28800bps의 고속팩스모뎀을 구입하길 바란다. 음악카드는 16비트면 된다. 음악카드의 선택은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좋다. 호환성이 좋으면 사용하기가 편하다. 시디롬 드라이브는 4배속이 일반적이다. 음악카드와 시디롬 드라이브의 궁합이 잘 맞는지 구입 전에 확인해 보아야 한다. TV수신카드는 화질과 해상도, 소프트웨어의 다양함을 보면 된다. TV수신카드와 비디오카드의 궁합도 알아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