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970년대 후반부터 눈밝은 이에게 두드러졌던 간판문제를 다뤘다.

간판은 업체의 크기나 활동을 과장한다. 간판의 제기능에만 충실하도록 하고, 과장, 과대, 천박함을 지향하자는 내용이다.

 

간판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미 이때부터 심각하게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 놀랍다.

도시에서 간판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은 감각이 둔해져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겠지만,

시골에 살다 모처럼 도시에 나가거나, 외국, 특히 경제적 선진국이라는 유럽에 다녀 온 사람들의 눈에는 우리나라의 간판이 몹시 눈에 거슬리고, 건물, 도로, 도시의 미관을 형편없게 만든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간판을 달아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간판이 크고 화려할수록 손님들이 더 많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그것은 아주 촌스럽고 어리석은 1차원의 생각일 뿐이다. 지금도 도시 외곽의 음식점, 모텔 등의 간판은 원색의 화려하고 거대한 간판을 달아 놓고 있다. 간판이 바로 그 업소의 수준을 가늠케 한다.

 

홍대 앞의 업소들처럼 간판이 디자인의 일부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간판은 크기에 앞서, 업소의 개성을 살리고, 미학적으로 뛰어나며, 업소의 품격을 높이는 용도로 쓰여야 할 것이다.

업소 주인의 품격을 드러내는 것임을 깨닫지 못하는 한, 간판은 여전히 '공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