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죽음을 위하여 / 안락사 & 존엄사
■ 죽음의 개념 정의
‘죽음의 정의’문제는 기본적으로 철학적인 문제이지만,죽음판정의 육체적 기준’과 ‘죽음의 판정기준 충족여부’문제는 의학적인 문제이다.모든 것을 의학적 측면에서만 의존하여 판단하려고 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심폐사나 뇌사 등 죽음 판정의 육체적 기준과 관련되는 문제가 마치
‘죽음의 정의’인양 논의 됨에 따라, 영혼의 존재라든가 사후세계 문제 등에 대한 철학적, 종교적 접근을 통해 죽음을 폭 넓게 규정하지 못하고, 인간을 물리적인 유기체로만 판단하는 우를 범하기 때문이다.
물론, 죽음의 정의와 관련해 의학적, 법적인 문제도 논의에 포함되어야 하겠지만, 그러한 논의에 앞서 인간의 삶과 죽음, 생명 혹은 영혼의 문제라는 보다 큰 차원에서 죽음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간으로서 존엄한 죽음은 어떤 죽음이어야 하는지 심사숙고 해야 한다.
■ 리빙 윌 (Living will), 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언
개인적으로 회복 불가능한 경우에, 건전한 의식이 있을 때 정한 본인의 의사에 따라 불필요한 생명의 연장조치를 회피하는 진정한 의미의 ‘소극적 안락사’는 아무런 종교적 논쟁거리가 될 수 없다고 본다.소극적 안락사야 말로 인간의 생명에 대한 인위적 조작자체를 거부하고 자연적인 수명만 그대로 누리겠다는 환자의 의사표시이다. 이러한 소극적 안락사가 비종교적이고 비윤리적이기 때문에 시행되어서는 않 된다는 주장은 세계각국에서 소극적 안락사를 합법화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보더라도 문제가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생전에 작성한 유언장 ‘리빙 윌’이 있거나 의사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결정한 소극적 안락사를 종교의 자유와 동등한 가치를 가지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권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인정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50개 주 가운데 49개 주에서 건강할 때 존엄한 죽음을 원한다는 의사표시를 해 두는‘리빙 윌’을 이미 법제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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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도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의료현장에서 존엄한 죽음을 실천하기 위해 ‘리빙 윌’에 서명해 두었다가, 의료기관에서 치료 받게 되는 경우 이 선언서를 제시는 방식으로 실행되고 있으며, ‘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언서’에 따라 품위 있는 죽음을 원하는 환자의 뜻은 대부분 수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죽음에 대비하기 위해 자기가 원하는 죽음의 방식을 미리 가족과 협의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유서 형식으로 문서화 해 두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을 것 이다. 단순히 유서만 써 두자는 말이 아니라‘리빙 윌’에 서명함으로써 자기자신의 삶을 되새겨 보면서 인간다운 삶과 품위 있는 죽음맞이는 어떠해야 하는지 깊이 성찰해 보자는 뜻이다
(별표1: 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언 참조)
■ 사전의료 지시서
‘사전의료지지서’ 란 우리가 사고를 당했거나 불치의 병에 걸려 의식 불명이 됐을 때를 대비해서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의료진에게 자기가 원하는 치료와, 그렇지 않는 치료를 미리 밝혀두는 것이다. 의식 불명상태가 되었을 때 연명치료가 의미가 없을 경우라 해도,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법적으로 치료를 중단할 수가 없다. 그때를 대비해서 본인이 원하는 사항과 원하지 않는 사항을 미리 적어 놓은 것 이다.
이 서류를 공증 받아 놓아야 하는 이유는 이 서류가 본인의 것이라는 것이 증명되어야 법적 기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별표2: 사전의료 지시서 참조)
‘소극적 안락사’가 법으로 금지되어있는 상황에서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소극적 안락사의 대안으로서 ‘리빙 윌’이 가장 바람직한 죽음의 방식일 것이다. 평소에 건강할 때 ‘리빙 윌’이나 ‘사전의료지시서’에 서명해두고 자기의사를 가족에게도 분명하게 알려 놓는다면, 갑자기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본인이나 가족이 담당의사에게 관련서류를 제시할 경우 당사자의 뜻이 수용될 수 있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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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락사와 존엄사
소극적 안락사와 존엄사 두 가지를 서로 혼동하거나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두 사안은 일부 유사한 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엄연히 다른 죽음 방식이다. 공통점은 생명이 죽는 것을 억지로 막는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것 뿐이지만, 차이점은 많은 것이다.
< 차이점 >
(1) 행위와 판단의 주체
소극적 안락사가 법으로 합법화 될 경우, 소극적 안락사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의 주체는 당연히 의료인이다.
법으로 보장되었으므로 의사는 소극적 안락사를 행한 권리를 지닌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당사자와 가족, 혹은 당사자와 의료인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당사자가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인 또는 가족의 뜻에 따라 죽게 되는 상황도 야기될 수 있다.
하지만, 존엄사의 경우, 행위와 판단의 주체는 의료인이 아니라 당연히 죽어가는 당사자이다.
의사는 환자에게 병의 진행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자기 생명을 자기 자신이 주체적으로 판단하느냐 아니면 의사 혹은 가족이 결정하느냐 하는 판단 주체의 차이, 또 의사가 판단의 주체가 되느냐 혹은 병의 진행과정을 알려주는 역할만 하느냐 하는 의사 역할의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2)죽음관
소극적 안락사의 경우, 당사자는 평소 죽음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죽음 준비나 생사관도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별 탈 없이 살아가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소극적 안락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여부를 고민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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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의사가 주어진 상황을 판단하는 주체가 되어 소극적 안락사를 행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리빙 윌에 미리 서명해둘 정도의 사람이라면 평소 죽음에 관심을 갖고서 죽음을 자기 삶의 일부로 수용하고 준비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는 어느 정도 뚜렷한 생사 관을 정립하고서 존엄사의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이럴 경우 소극적 안락사의 경우와 비교되는 생사 관의 차이는 더 말할 나위 없이 크다.
(3)삶의 태도
갑자기 소극적 안락사의 여부에 직면한 사람은 죽음에 대해 평소 심사숙고 하지 않았듯이, 삶의 방식에 대해 또 삶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리빙 윌에 서명한 사람은 죽음의 수용과 준비를 통해 자기가 삶을 영위하는 방식을 되새기면서, 제한된 삶의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사는 방식을 모색한다. 이처럼 두 사안은 삶의방식 측면에서 서로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4)죽음의 방식
소극적 안락사 문제에 봉착한 사람은 죽음을 전혀 생각하지 않다가 예기치 않게, 어쩔 수 없이 죽음에 직면해 떠밀려가듯이 소극적 안락사를 선택하게 된다.
당사자의 의사는 전적으로 무시되는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리빙 윌에 서명한 사람은 자기가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 즉 존엄사를 평소 건강할 때 능동적으로 결정해놓는다.
어느 날 죽음이 찾아와 더 이상 생명을 유지할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아무런 흔들림 없이 평소에 준비한 대로 밝은 모습으로 죽음에 임하게 된다. 따라서, 죽음의 방식 역시 양자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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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리빙 윌과 사전의료지시서
소극적 안락사 문제에 직면한 사람은 평소에 ‘리빙 윌’사전의료지시서’ 제도가 있는지, 리빙 윌 혹은 존엄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삶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나 죽음을 평소에 준비해야 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존엄사에 뜻을 둔 사람은 리빙 윌에 서명함으로써 삶과 죽음에 대해, 또 자기가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 역시 평소에 깊이 성찰하며 인생에 더욱 충실하며 살게 된다.
(6)작별인사
소극적 안락사 여부에 직면한 사람은 갑작스럽게 작별인사를 하게 되고, 심지어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지도 못한 채 죽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식으로 죽는 사례를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리빙 윌에 미리 서명해둔 사람은 마치 미리 준비해두었다는 듯이 가족을 향해 편안하게 마지막 말을 던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난다.마지막 작별의 방식 역시 양자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난다.
소극적 안락사와 존엄사는 죽음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임종 방식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난다. 총괄적으로 볼 때, 소극적 안락사는 소극적, 수동적,
부정적, 어두운 이미지라고 한다면, 존엄사는 적극적, 능동적, 긍정적, 밝은 이미지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차이는 결국 죽음의 방식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 나아가 죽음 이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연명치료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는 소극적 안락사의 합법화보다는, 리빙 윌 등에 서명하는 것을 계기로 해서 죽음의 방식만이 아니라 삶의 방식까지 심사숙고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사화적으로도 바람직하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참고문헌>>
(1) 마지막 선물 (오진탁 철학교수)
(2) 존엄사 (김건열 박사)
(3) 소극적안락사 지지 논문 (대구지법판사 박영호)
(4) 인생이 내게 준 선물 (유진 오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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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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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언 제가 병에 걸려 치료가 불가능하고 죽음이 임박할 경우를 대비하여 저의 가족, 친척, 그리고 저의 치료를 맡고 있는 분들께 다음과 같은 저의 희망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이 선언서는 저의 정신이 아직 온전한 상태에 있을 때 적어 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저의 정신이 온전할 때에는 이 선언서를 파기할 수도 있겠지만, 철회하겠다는 문서를 재차 작성하지 않는 한 유효합니다. (1) 저의 병이 현대 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고 곧 죽음이 임박하리라는 진단을 받은 경우, 죽는 시간을 뒤로 미루기 위한 연명조치는 일체 거부합니다. (2) 다만 그런 경우 저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는 최대한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죽음을 일찍 맞는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3) 제가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는 생명을 인위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연명조치를 중단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은 저의 선언서를 통해 제가 바라는 사항을 충실하게 실행 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저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 모든 행위의 책임은 저 자신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200 년 월 일 본인 성명 가족 성명 공증인 성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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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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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전 의 료 지 시 서 제가 스스로 의사표시를 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 해서, 담당 의사와 가족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전의료지지서’를 문서로 작성합니다. 저의 소망대로 실행해주기를 바랍니다. (1) 제가 의식이 없어지더라도, 기도 삽관이나 기관지 절개술 및 인공 기계 호흡치료법은 시행하지 말 것. (2) 제게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있더라도 항암 치료는 시행하지 말 것. (항암치료의 효과를 불신해서가 아니라 저의 연령과 체력의 한계 때문) (3) 그 외 인공영양법, 혈액투석, 더 침습적인 치료술도 시행하지 말 것. (4) 탈수와 혈압유지를 위한 수액요법과 통증관리 및 생리기능유지를 위한 완화의료는 치료받기를 바라며, 임종 시 혈압 상승제나 심폐 소생술은 시행하지 말 것. (5) 그 외 여기에 기술되지 않은 의료 내용은 대한 의학회에서 공포하고 있는 최근의 ‘임종환자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의료지침’에 따라 결정 하기를 바랍니다. 사전의료지시서를 통해 제가 바라는 사항을 충실하게 실행 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저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 모든행위의 책임은 저 자신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200 년 월 일 본인 성명 가족 성명 공증인 성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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